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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MOSH PIT ON EGLOOS]
이 앨범에 관해서는 그냥 음악 얘기만 하겠다. 문희준의 앨범이야말로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한 앨범이니까. 그냥 못만들었다고 하면 그건 문희준과 관련된 어떤 상황도 개선하지 못한다. 남은건 서로 음악적으로 얘기하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좋다/싫다의 감정이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면(아무리 음악적으로 증명을 한다해도 문희준이 싫다는 사람, 혹은 좋다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 남은 것은 음악적인 얘기를 통해 좋은 이유나 싫은 이유를 밝히고,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거나, 자신의 논리를 더욱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좋아하는 쪽은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앨범을 지지할 수 있는 이유를 획득함과 동시에 문희준이 음악계에서 자기만의 영역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고, 싫어하는 쪽은 문희준의 앨범판매량이나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문희준이 '아티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에게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어차피 자신과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는 논리나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전혀 없다. 어차피 안그래도 다 알고 느낀다. 하지만 자신과 의견이 정반대되는 사람과 붙는 것이라면 당연히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상대방의 입장이 달라질지는 모르지만, 결국 논쟁은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양쪽의 입장을 모두 들어줄 중립적인 다수의 입장에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 문희준 팬 사이트에서는 당연히 문희준을 옹호하는 입장이 힘을 얻고, 록음악 팬들이 모여있는 사이트에서는 문희준을 비판하는 입장이 힘을 얻는다. 그렇다면 그외의 곳에서는? 또, 그렇게 논쟁을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결국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더 좋은 환경에서 듣거나, 해당 뮤지션의 음악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그것이 문희준이라 할지라도) 것으로 나아가야하지 않는가. 문희준이 자신에 대한 비판 의견을 받아들여서 다음에는 보다 발전된 음악을 만들어내는 '이상적'인 상황은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 꽤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는 한 가수의 음반이 있는데, 그것이 아무리 들어도 별볼일없는 음악이라면 그런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문희준이라는 가수를 '완성도에서는 부족한' 가수라는 것을 알릴 수는 있지 않겠는가. 정말 서로 감정적이고 순간적인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면, 논쟁은 보다 많은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해나가는 것이 좋다. 그게 어떤 소재라 할지라도 말이다. 막말로 록 매니아 입장에서는 문희준의 팬들이 이 논쟁들을 통해 소위 말하는 '진짜 록'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게 좋겠는가 아니면 록 매니아를 '편협한 인간'으로 규정짓는게 낫겠는가. 또 문희준 팬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록음반 시장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고, 그 음반들에 대한 어느정도 합의된 평가(그것이 꼭 리뷰를 통해 나타나지 않더라도)를 내리는 록매니아들이 '록'음반이라는 문희준의 앨범에 대해 '쳐다보기만해도 짜증나는' 앨범이 되는 것이 좋겠는가 아니면 그래도 팬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이해해주는 것이 낫겠는가. 그래서 필자는 여기서 그의 일련의 행동이나 발언은 전혀 다루지않고 문희준의 앨범에 대해 얘기만 하겠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가 '록의 신'이라고 말하고 다닌다해도 개인적으로는 뭐라고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차피 그가 그런다고 해서 음악적인 내용물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그 말을 정말로 '인정'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결국 음악 만드는 사람은 아예 비틀즈나 너바나처럼 '판'을 바꿔버리는 수준이 아니라면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뒤에는 음악만으로 인정받게 되어 있다. 물론, 그렇게 음악계를 바꾸는 것은 그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Messi.......ah ? 자, 그럼 문희준 앨범 'Messiah'얘기를 해보자. 한마디로 말해서, 이 앨범은 못만든 앨범이다. 좀더 개인적인 느낌을 솔직히 말하면, 필자가 지금까지 리뷰했던 앨범중 가장 못만들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아마추어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그런 앨범이다. 문제는 문희준이 '록'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 앨범의 진정한 문제는 과연 문희준이 생각하는 '음악'이라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앨범에서 문희준이 만들어낸 멜로디와 사운드, 그리고 음악적인 구성은 한마디로 말해 음악의 개념을 '무시'하는 것에 가깝다. 왜 그러냐고? 이 앨범의 첫곡 'My life is... and My way'를 들어보자. 이 곡에서 문희준은 자신의 음악적인 문제를 몽땅 드러낸다. 우선 빈약한 멜로디다. 멜로디라는 것은 단지 사람이 듣기에 따라부를 수 있고, 듣기좋은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편곡적으로 매우 잘 조련되지 않거나, 혹은 많은 일렉트로니카처럼 멜로디대신 비트의 창조와 정교한 사운드의 조합으로 곡을 이끌어나가지 않는다면 멜로디는 곡을 이끌어나가는 뼈대이다. 멜로디의 흐름에 따라 곡의 기승전결이 결정되고, 곡의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주며, 그 멜로디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이 곧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곡의 감성이다. 그리고 문희준은 이 멜로디의 창조에 있어서 믿을 수 없을만큼 빈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때는 너무 못만들어서 필자 스스로가 잠시 딴 생각을 하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 했다. 왜냐하면, 적어도 HOT시절, 아니 밀크에게 준 'Crystal'도 이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HOT시절에는 'For 연가'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참 실망이었던 HOT 5집에서 그래도 들어줄만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 발라드곡이었고, 밀크의 'Crystal'은 비록 똑같은 멜로디를 계속 반복하지만 그것이 일정한 비트를 가지고 있는 댄스곡이었던데다가 랩을 넣으면서 곡의 페이스를 바꾸고, 후반부에서는 전형적인 방법이나마 다른 멜로디를 하나 더 만들어내면서 같은 멜로디의 반복이라 할지라도 기승전결에 따라 곡의 흐름이 이어지게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곡에서 문희준의 멜로디는 한마디로 '끔찍'한 수준이다. 우선 멜로디라고 말할만한 길이의 멜로디가 없다. 이 곡에서 만들어진 멜로디는 딱 하나. 'Take my hand / 내가 살아가는 이유'뿐이다. 거의 4분 가까이의 러닝타임을 가진 이곡에서 멜로디라고는 이거 단 하나밖에 없고, 곡은 이것을 정말 끝도없이 반복해나가면서 곡을 마무리한다. 아마 1절과 2절의 멜로디는 물론 후렴구의 멜로디까지 불과 10초도 안되는(정확하게는 8초다) 멜로디 하나로 버티는 곡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제외한다면 이것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믿을 수 없이 못만든 멜로디 또한 이 곡의 문제는 그 멜로디의 허술함이다. 이 곡은 그 짧은 멜로디 하나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같은 구조를 두 번 반복하는 것에 가깝다. 이를테면 'Take my hand'는 'Take my'에서 음을 높였다가 'hand'에서 음을 낮추면서 끝을 흐리는 식이고, 뒤에 이어지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역시 'Take my hand'부분과 마찬가지로 '내가 살아가는'까지는 똑같은 전개를 보이다가 '이유'에서 다시 음을 높인 것 밖에 없다. 한마디로, 이 곡에서 문희준이 '작곡'한 멜로디라고는 'Take my hand'밖에 없는 것이다. 그것도 하나로 연결되는게 아니라 'Take / my hand'하는 식으로 그냥 발음마다 조금씩 강세를 주면서 그 끝은 내려가며 끝내버리는 식으로 만들어졌으니, 듣는 사람은 4분 남짓한 시간동안 불과 너댓개의 음으로 만들어진, 멜로디라고도 하기 힘든 '흥얼거림'을 계속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곡은 놀랍게도 4분이 안되는 곡에서 2분이상 이 멜로디 하나를 어떤 편곡상의 변화도 없이 끌고 나간다. 한마디로, 이 곡의 앞의 2분정도 되는 시간은 오직 'Take my hand...' 이 부분의 멜로디만 흥얼거리면 '다' 부를 수 있는 것이다. 2분이라는 시간마저 지겹게 만들어질만한 대단한(!) 멜로디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건 이 곡의 끔찍함을 보여주는 '시작'일 뿐이다. 이 곡은 놀랍게도 이런 흥얼거림 이상도 이하도 아닌 멜로디를 만들면서 '용감하게' 똑같은 편곡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뭐 그런 편곡이라도 상당히 정교하고 치밀하게 만든다면 모르겠지만, 이 곡의 편곡이라곤 후렴구에서 디스토션 기타와 드러밍이 첨가되기 전까지는 신디사이저로 잔잔한 분위기를 잡아주고, 오직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같은 리프를 반복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 리프란 사실 알고보면 문희준이 만들어낸 그 짧은 멜로디를 반복하는 것 밖에 없다. 'Take my hand'에 맞춰서 'Take'부분에서는 가볍게 스트로크를 해주고, 그 다음부분은 아르페지오 연주로 음을 하나씩 맞춰서 진행시켜주는 것 밖에 없다. 심하게 말하는게 아니라, 이 곡은 그냥 대학 동아리 건물 같은데서 기타좀 배우는 학생이 기타 몇번 튕기면서 한소절정도 노래부른 것을 곡으로 만든것과 마찬가지다. 간주에 들어가는 일렉기타 연주부분을 빼면 2분정도는 'Take my hand...'부분의 멜로디와 어쿠스틱 기타 연주 하나만 녹음해서 그걸 계속 이어붙이면 끝인데 이걸 프로 뮤지션의 작곡이나 편곡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물론 이것도 그 뒤에 새로운 구성이 나온다든가 하면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멜로디는 어쨌건 잔잔하게 도입부를 잡아줄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이곡은 이 하나의 멜로디로 곡을 모두 버티는데다가 간주의 편곡은 물론 간주 이후의 구성도 전혀 달라지는게 없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곡이라면 '...어려운 길이라도'에서 한번 멜로디가 끝나면 그 뒤에는 새로운 멜로디나 편곡이 나와서 곡의 페이스를 서서히 높여가야 했다. 하지만 이 곡은 간주뒤에 또 똑같은 멜로디와 편곡을 반복하고, 이렇게 2분 이상을 곡으로 버텨간다. 그러니 제대로 된 곡이 나올리가 없지 않은가. 또한 중간에 등장하는 일렉기타 연주도 뭐 특별한 솔로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어쿠스틱 기타연주를 디스토션을 걸어 톤만 바꾼 것에 가깝다. 한마디로 이 곡은 'Take my hand...'의 멜로디를 다른 악기들이 톤만 바꿔서 연주하는 것 밖에 안되는 것이다. 혹시 연습곡?
또한 문희준의 보컬은 어떤가. 잔잔하게 까는 부분에서 문희준의 목소리는 그래도 어느정도 곡의 분위기에 맞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디스토션 기타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문희준의 목소리는 디스토션 기타의 두터운 질감에 비해 너무 얇다. 최소한 'Take...'부분에서 잠깐 쓰는 거친 목소리로 계속 곡을 이끌정도는 되야 디스토션기타가 만들어내는 사운드의 벽을 뚫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게다가 믹싱도 참 믿기지않게 못되어 있다. 워낙 사운드가 없어서 한참 비어보이는 소리임에도 불구하고 간주에 등장하는 일렉기타나 드럼의 소리가 곡을 채우지 못하게 얇게 잡혀있거나 멀리서 울리는 것처럼 되어 있는 것은 물론, 그나마 곡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곡의 후반부에서는 디스토션 기타의 노이즈는 잡아내도 그 디스토션 기타가 '연주'하는 멜로디는 전혀 잡아내지 못한다. 사실 디스토션 기타라는게 디스토션 이펙터로 낼 수 있는 그 특유의 질감이 워낙 강해서 자칫하면 연주의 내용이 그 소리가 만들어내는 노이즈에 묻혀버릴 수 있는데, 이 곡의 디스토션 기타연주는 그렇게 못잡아낸 디스토션 기타 사운드의 전형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곡이 정말로 참담해지는 것은 이런 후반부뒤의 허무한 결말에 있다. 'Take my hand...'로 시작되는 후반부의 변화는 멜로디나 편곡에 있어 결코 곡을 끝맺음할 수 있는 그런 구성이 아니다. 이 후반부의 구성은 기승전결로 치면 승정도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제대로된' 곡이라면 처음에 'Take my hand...'를 부르며 본격적으로 치고 나올 때 새로운 멜로디나 편곡이 들어가면서 확실한 절정을 만들었어야 한다. 그나마 빈약한 멜로디가 하나로 완결되지 못하고 계속 여운을 남기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고음에서 저음으로 내려가며 이런식의 치고 올라가는 구성에서 계속 뻗어 올라가며 절정을 만들 수 있는 멜로디가 아니고, 사운드역시 그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가는 기타연주와 정박의 드럼, 그리고 역시 멜로디 그대로 따라가는, 믹싱을 잘 못해서 묻혀버린 베이스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난 다시 또 일어나'부분처럼 한번 힘줘서 올려놨으면 그 다음에 뭔가 새로운게 등장해서 그 부분이 가진 힘을 더욱 제대로 소화했어야 할텐데, 이 곡은 그 뒤에도 멜로디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간주의 연주를 끌고 와서 곡을 '그냥' 마무리해버린다. 한마디로 일반 곡의 기준에서 봤을때는 '만들다만' 곡인 것이다. 뭔가 한번 폭발할 것 같더니 계속 똑같은 멜로디 반복하고서 아무런 논리적인 연결없이 그저 멜로디가 원래 여운을 남긴다는 점 그 하나만 믿고 이렇게 '무식하게' 간주의 편곡을 이어붙이는 구성을 '프로' 뮤지션이 만들 구성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일반적인 프로 뮤지션들은 하나의 괜찮은 멜로디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아주 못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후렴구건 사비건 훅이건 존재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곡들이 모두 좋은 곡이 될 수 없는 것은 그 좋은 멜로디를 어떻게 하나의 온전한 곡으로 연결시키느냐에서 감각이나 쌓인 실력의 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멜로디를 제대로 써먹으려면 도입부는 어떻게 해야하고, 1절과 2절의 멜로디는 어떻게 해야하며, 기승전결을 제대로 이끌려면 어떻게 편곡을 이끌어가야할 것인가하는 정밀한 계산이 없으면 제대로된 곡은 나오기 힘들고, 그걸 잘할수록 좋은 뮤지션이라는 얘기를 듣는 것이다. 그런데 문희준은 딱 멜로디 하나 만들고서 곡을 끝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곡을 만들었으니 이 곡이 '못만든' 곡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는 '곡'을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냥 멋있어 보이는 '분위기'를 연출하려고 한 것 같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에 떠오르는 로커의 이미지, 즉 잔잔하게 등장했다가 어느순간 폭발하면서 무대를 휘어잡는 로커의 그 '순간'만 떠올린 것 같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 순간이 있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그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멜로디와 사운드가 창조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냥 무턱대고 조용하다가 기타 사운드 한번만 터뜨리면 모든 사람들이 다 헤드뱅하는게 아니라는 얘기다. 적어도 이곡만 따진다면, 문희준은 하나의 완성된 곡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고, 하나의 곡으로서 음악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구성이나 편곡의 개념조차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멀쩡한'멜로디 구성이나 편곡능력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한계가 이곡처럼 보인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는 아이러니하게 문희준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이 된다. 멜로디는 단순반복되고, 짜임새있는 사운드의 변화대신 그냥 멜로디에서 톤만 바꿔서 분위기를 바꾸다보니, 순간적으로 듣는 사람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는 나름대로의 포인트가 생긴다는 것이다. '딱 그부분'만 들으면 폭발적인 부분도 있고, 멜로디는 계속 반복되니 따라부르기도 쉽다. 모든게 단점이다보니 오히려 그게 장점 한가지는 만들어냈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음악의 목적이 멜로디 외우기 쉽게 만들거나 4분짜리 곡중에 10초정도 집중시키게 하는건 아니지 않은가. 조금만 집중하면 지루해서 듣기 힘들어질만한 곡은 절대로 좋은 곡이 될 수 없다. 자, 그렇다면 문희준이 좀더 다채로운(?) 구성의 곡을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멜로디의 논리적인 연결이나 편곡의 짜임새에 상관없이 여러개의 '떠오르는' 멜로디에 편곡의 '분위기'만 바꿔서 그대로 '그냥' 이어붙이는 것이다. 문희준의 록 성향의 곡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 그 길을 따르고 있다. 짜깁기 록 두 번째곡 'I'를 보자. 이 곡은 콘의 '블라인드'와도 표절시비를 일으킨 것으로 아는데, 사실 많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표절이라고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식의 리프는 콘 이후에 꽤나 일반화되서 그냥 리프 하나 비슷한 것 가지고, 그리고 곡의 일부에 잠깐 사용한 것 가지고 표절이라고 이야기하기엔 요즘 핌프록계열의 리프가 그렇게까지 모든 그룹마다 창조적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제는 그런 표절시비 때문에 이 곡의 조악함이 가려질수도 있다는 점이다. 표절을 했건 안했건간에 이 곡은 정말 못만든 곡이다. 오히려 콘의 '블라인드'가 거론되는 것이 미안할 정도다. 이 곡의 가장 큰 문제는 곡을 아무런 일관성도 없이 그저 짜깁기만 했다는 것이다. 이 곡의 전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디스토션 기타와 드럼이다. 왜냐하면, 두 악기가 등장하면서 곡의 전개를 '그냥'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입부의 멜로디에서 갑자기 기타리프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은 드럼이 강하게 치고 나오면서 분위기를 바꿔주기 때문이고, 그 뒷부분에서 곡이 바뀔 수 있는 것은 디스토션 기타가 '그냥' 등장하면서 역시 흐름을 바꾸기 때문이다. 이 곡은 각 소절마다 그냥 맘대로 가다가 아예 끊고서 곡을 연결시키는 그런 식이다. 대체 콘 스타일의 강한 리프뒤에 갑자기 현악세션이 등장하면서 문희준의 발라드 멜로디가 나올 이유가 어디있는가. 만약 콘이 '블라인드'에서 그 부분뒤에 갑자기 이런식으로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해보라. 그건 아무리 콘이라도 용서받기 힘들다. 이걸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한번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도입부의 멜로디와 편곡. '말없이 태어난 난 H.I.C / 누군가 만들어내 난 살아간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 부분의 멜로디역시 매우 짧은 멜로디를 계속 반복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짧은 멜로디를 계속 반복하는 것도 그렇지만 이 곡의 멜로디가 가지고 있는 끔찍한 부분은 이 멜로디가 사실은 '군가'의 멜로디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군가라는건 따라부르기 쉽게 단순한 멜로디에 군인다운 박력을 강조하기위해 짧게 짧게 멜로디를 끊으면서 강세를 주는데, 이 곡이 딱 그렇다. 남자라면 '말없이 / 태어난 / 난 / H.I.C'식으로 끊기면서 힘을 주는 이 곡의 멜로디를 따라 문희준의 얇은 톤 대신 자기 목소리로, 일반 군가의 박자정도에 맞춰 이 곡을 불러보라. 정말 기가막히게 군가의 구성과 딱 맞을 것이다. 그게 쉽지 않은 사람이라면 '사나이로 / 태어나서 / 할일도 / 많다만'과 저 곡의 멜로디를 겹쳐보든가.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군가를 비하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군가가 군가로서의 빛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멜로디에 어울리는 분위기와 박자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나이로 태어나면..'을 문희준 스타일로 부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문희준이 이 부분에서 하는 행동이 그거하고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게 단순하고 딱딱 끊어지는 멜로디를 여린 톤에 계속 끝의 음정을 잡아끄는 식으로 부르니 언밸런스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 편곡이라는게 들어보면 무려 24인의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한다는게 이 '군가 멜로디'를 똑같이 따라가는거다. 이건 그냥 신디사이저 한 대로 해도 차고 넘치게 할 수 있는데, 이런 멜로디를 오케스트라로 했으니 넌센스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멜로디는 그렇다쳐도 세상에 '24인조 오케스트라'를 동원해서 곡 도입부부터 그냥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가는 편곡을 하는 경우가 어디있나. 다른 모든 난점들을 다 빼고서라도 오케스트라 편곡이 어려운 이유중 하나는 곡의 멜로디와 연관성을 가지면서도 그 오케스트라가 자체적으로 각 악기 파트마다 사운드를 내며 하나의 독립된 구성을 가지면서 곡의 보컬 멜로디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것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식이면 정말 '아무나' 오케스트라 편곡할 수 있다. 그냥 군가 멜로디 하나 가져와서 그 멜로디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게 만들면 되니까. 물론, 그렇게 되면 음악적인 완성도는 포기해야 하지만. 그리고 문희준이 바로 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다. 이 도입부가 조금 지나가면 이 '오케스트라' 사운드에는 갑자기 전자음이 끼어드는데, 같은 멜로디만 계속 연결하는 곡이라 당연히 이런식의 이질적인 사운드가 들어올 이유가 없는데다가 그 톤도 맞지 않아서 어색한데,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운드는 그것을 발판삼아서 곧바로 리프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연주와 디스토션 기타로 넘어간다. 문희준에게 있어 사운드의 변화란 멜로디와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멜로디에서 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새로운 사운드 하나 첨가해서, 곡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그냥 밀고가는 것에 가깝다. 이런식의 편곡이 '잘된' 편곡이라면 아마 'Plastic Flower'같은 곡에서 사운드를 극단적으로 변화시키기위해 처음부터 하나씩 사운드를 쌓아나아가며 '노가다'를 했던 정석원은 참 허무해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그냥 억지로 곡을 넘기면 문희준은 그 다음파트역시 그의 특기(?)를 보여준다.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곡의 짜임새가 아니라 그냥 잔잔한 분위기에서 폭발적인 분위기로 넘어가는 것 뿐인 것 같다. 도입부의 조악함이나 억지스러운 연결은 그렇다치더라도 그렇게해서 다음부분을 만들었으면 뭔가 괜찮은게 나와야할 것 아닌가. 이 부분에서의 편곡은 간단하게 말해서 딱 '네 음'으로 끝난다. 오케스트라가 네 음으로 이루어진 리프를 연주하고, 그 밑에서 다시 그 리프 사이를 그냥 잘게 쪼개는 연주가 진행되다가, 그게 디스토션 기타로 넘어가면서 그걸 계속 반복하는 것 뿐이다. 이런 리프는 '정상적'인 경우라면 어느정도 반복되다가 다른 구성을 보여주며 곡의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이 곡에서는 그 다음에 다시 갑자기 같은 연주에 톤만 바꿔서 랩을 하면서 분위기를 고요하게 바꿔버린다. 이 두 파트는 어차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만 선택해도 된다. 문희준처럼 핌프록적인 스타일의 리프와 오케스트라를 한 파트안에 넣는 것이 아니라 각 부분마다 '따로따로' 놀게 만들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콘 스타일의 헤비한 리프를 등장은 시켜야겠는데 그 리프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런 페이스를 만들어낼만한 능력이 없으니까 이런 구성 저런 구성 다 끼워맞춰서 연결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블라인드 ? 콘의 '블라인드'와 비교해볼까(단,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블라인드' 자체가 가지고 있는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I'와의 곡 구성상의 비교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니 이점 감안하기 바란다)? 콘의 '블라인드'에서의 그 유명한 'Are you ready~!'와 함께 터져나오는 그 보컬과 함께 등장하는 그 리프가 등장하기까지 콘은 거친 것 같지만 매우 정교하게 그 폭발적인 리프이전의 우울함과 고요함을 쌓아나간다. 마치 악기를 하나씩 튜닝해가듯 짧은 기타리프에서부터 베이스, 그리고 또다른 기타를 하나씩 쌓아나가고, 그 밑에는 드럼의 하이햇으로 연주하는 음침한 소리가 계속 반복되면서 곡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간다. 그러면서 두 대의 기타가 서로 주고받으면서 페이스를 끌어 올린다음, 보컬의 목소리가 등장하는 순간 그 쌓였던 울분을 한꺼번에 폭발시켜버리는 것이다. 또한 이 곡에서 그 리프 부분은 결코 'I'처럼 곡의 구성상 그냥 반복되면서 절정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우선 그렇게 등장한 뒤에 한번 사라지고, 다시 아껴뒀다가 그 다음에는 기타리프와 함께 랩을 통해 그 구성을 달리 하고, 그 뒤에는 'I can't see, I can't see...'로 이어가면서 앞의 폭발적인 리프 이상의 폭발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다른 멜로디로 좀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낸 다음, 그것이 자연스럽게 다시 리프와 연결되면서 앞부분이상의 폭발력을 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관된 음울함과 폭발의 연결이 있기에 마지막에 갑자기 전환되는 잔잔한 연주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고, 그상황에서도 콘은 연주에 있어 그루브한 리듬을 놓치지 않으며 곡의 분위기는 물론, 흐름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놓치지 않는다. 그런데 문희준의 'I'는 이런 부분을 모두 무시하고 오직 한꺼번에 터지는 그 리프만 사용하고 있으니 곡이 제대로 연결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나마 연결되는 것이 '내 검은 그 늪이 그 늪이...'부분인데, 이 부분에서도 기타 톤이 뒷부분의 그 리프와는 달리 그 선명함을 유지하고 있지 않아서 두 개를 그냥 이어붙인다는 느낌이 강한데다가 이 둘의 리프는 실상 같은 것이어서 리프가 등장하는 효과가 반감된다. 좀 심하게 얘기하면, 이건 노래방에서 여자가 남자노래를 부르다가 다시 남자가 부르는거하고 똑같다. 그냥 연결되는건 같은데, 우리는 그걸 제대로된 노래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뒷부분은 더 끔찍하다. 일단 이 리프까지 등장하면 이 곡에서 새로운 구성은 딱 하나, '마지막이기를...' 부분뿐이어서 앞의 사운드를 그대로 반복구성하고, 거기에 가사만 더 붙이는 식인데, 그런 단순함도 단순함이지만 문제는 그러면서 곡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아예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헤비한 기타리프 뒤에 등장하는 '그 댄 날 위한거라고..'는 원래 그 리프의 앞에 등장하면서 그 리프의 폭발성을 보여주기 전에 분위기를 이끄는, 긴장감을 고조하는 부분에 쓰인 것인데 그 부분이 어떤 간주같은 것도 없이 그냥 그 뒷부분에 그대로 붙어서 나온다는건, 자기 스스로 곡을 거꾸로 가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거나, 혹은 아무런 연결없이 1절뒤에 도입부 잘라버리고 그냥 2절 중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과 똑같다. 이유는? 그외에 그 이상의 새로운걸 만들 수 없는데다가(심지어 제대로 분위기를 이어갈 간주도 못만들정도로), 도입부의 멜로디를 한번 더 반복했다가는 곡이 더 안 이어지니까. 그럼 그냥 가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거다. 또한 이 '그 댄 날 위한거라고...'에서 등장하는 코러스는 더 당황스럽다. 갑자기 여성 코러스가 등장하는데, '오케스트라'에 헤비한 디스토션 기타까지 등장시키면서 장중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곡에서 이렇게 전형적인 가벼운 코러스를 쓰는 것은 스스로 곡이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똑같다. 무슨 코러스가 곡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문희준의 보컬과 맞춰서 '상관없이'같은 부분만 똑같이 반복해주는데, 이럴 때 이런 코러스를 넣게 되는건 딱 하나다. 오케스트라와 디스토션 기타로도 곡이 다 메워지지 않으니까 이렇게 되는 것이다. 오케스트라를 썼으면 오케스트라로 곡을 꽉 채울 수 있는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줘야 하는데 이 부분의 오케스트라 연주는 오케스트라를 가지고 리프 하나만 줄창, 그것도 앞 부분에 이미 등장했던 것과 똑같은 연주만 하니 곡이 채워질리 있는가. 또한 그 뒤에 등장하는 '마지막이기를...'부분은 그래도 이 곡에서 유일하게 앞부분과 잘 연결되는 파트인데, 당황스러운건 그나마 잘 연결되는 부분 만들어놓고서, 심지어 '워우어~'하는 여음구까지 쓰면서 페이스를 올린데다가 기타까지 곡의 페이스를 올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곡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듯 앞부분과 상관도 없는 잔잔한 파트를 집어넣는다는 점이다. 이유는? 역시 안그러면 그 뒷부분의 리프를 써먹을 수 없으니까. 구성상으로 사실은 다른게 나와야 하는데 그걸 제대로 꾸릴 능력도 없고, 또 나름대로 포인트라고 정한 부분을 만들려면 곧바로 오케스트라에서 콘 스타일의 리프로 넘어갈 수 없으니 그냥 앞의 분위기 다 없애 버리고 처음부터, 그것도 콘 '블라인드' 비슷한 방법으로 이어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다(기타소리 하나씩 등장하면서 읊조렸다가 한번에 터뜨리는건 '블라인드'의 도입부와 'I can't see...'부분을 군데군데 참조해서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남은 것은 앞에서 나온 연주와 멜로디 똑같이 반복해서 곡 끝내는 것. 계속 뭔가가 변하는 것 같지만 도입부의 '군가'부분을 뺀다면 곡은 헤비한 기타리프가 등장하는 부분과 '그댄 날..'부분부터 '마지막이기를...'로 이어지는 것을 계속 간주도 없이 섞으면서 진행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곡이 하나의 감성을 가지고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지며 어떤 느낌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나타나지 않는다. 남는 것은 뭔가 변한다는 것 뿐이고, 앞의 곡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변했을 때 생길 수'도'있는 집중력이 이 곡의 유일한 장점이다. 믹싱했다고 자랑은 아니지 또한 이 곡의 믹싱문제는 참 심각한데, 이를테면 '마지막이기를..'파트에서 '워우어~'하는 부분의 기타연주는 디스토션 기타로서 곡의 멜로디와 맞서 록음악으로서 그 분위기를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작고 선명하지않게 녹음되어 있어서 목소리만 튀어나오게 하고, 또 '저기 저기 외기러기..'의 그 리프에서는 앞의 기타연주와 톤이 달라서 그 부분만 확 튄다는 느낌이 든다. 거기다가 록&오케스트라를 한다면서 기타리프는 디스토션 노이즈에 가려서 들리지도 않게 녹음해놓고 보컬만 뚜렷하게 잡히게 한 것은 무슨 의도해서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곡은 당연히 오케스트라와 기타연주가 팽팽히 곡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하는게 정상 아닌가. 비교하는게 좀 그렇기도 하지만, 메탈리카 'S&M'에서 사운드의 주인공이 누군지 보라. 적어도 보컬은 아니다. 보컬은 사운드의 길을 안내하는 일종의 기준선이다. 그뿐인가. 이 곡에서 문희준의 보컬은 매우 엷은 보컬과 그로울링보컬 두가지를 하고 있는데, 그냥 듣기에는 극단적으로 보컬을 잘 쓴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중간음을 못내서 이런식의 보컬만 내는 것에 가깝다. 증거? '마지막이기를...'을 두 번째 반복하는 곡의 후반부를 들어보라. 구성상 곡의 마지막으로서 보컬에 더욱 힘을 줘야겠지만, 그의 보컬은 앞의 곡과 마찬가지로 계속 얇은 톤을 유지하면서 록 스타일의 곡을 발라드 부르듯 하고, '워우어~'하는 여음구는 여음구가 아니라 마치 '가사'처럼 부른다. 힘을 계속 유지한채 멜로디를 이어가지 못하니까 여음구를 멜로디의 연결에서 보컬의 고음처리 능력과 힘을 보여주는 부분이 아니라 그냥 한차례 끊고 부르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보컬이 끊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샤우팅은 오히려 안 넣는게 나을뻔했다. 고음이 올라가다가 자연스럽게 등장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샤우팅을 할줄 안다는걸 보여주기위해 넣는 샤우팅이라고 해야할까. 그게 없어도 곡의 흐름에는 변하는 것이 없다. 어차피 같은 편곡을 반복하는 곡이 뭐가 달라질게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의 기타리프가 등장하고 'Break!'로 곡을 끝내는 파트는 이 곡의 조악함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는 부분이다. '블라인드'에 대한 이야기에서 잠시 언급했듯, 이런 리프가 마지막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앞 부분에서 그 리프를 반복하더라도 점점 곡의 페이스를 높여가면서 그 리프가 마지막 절정을 담당할 수 있는 그런 일관성과, 흐름에 어울리는 곡의 변화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곡은 어떤가. 같은 계속 정신사납게 다른 사운드들이 끼어들지만 결국 한 텀이 지나면 사운드가 그냥 반복되는 곡에서 이런 리프는 앞에서나 뒤에서나 그냥 훅처럼 계속 반복되면서 주의를 이끄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럼 최소한 이 리프뒤에 뭔가 멜로디를 더 붙이거나 기타솔로'라도' 붙여서 곡을 마무리하거나, 그것도 못하겠으면 그냥 반복시키면서 볼륨을 줄여 페이드 아웃이라도 시키든가 할 것이지 그냥 'Break!'한마디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면 뭘 어쩌라는건지 모르겠다. 가사가 'Break'라고 듣는 사람까지 'Break'가 되는줄 아는가. 문희준이 말하는 록과 오케스트라의 크로스오버란 이런거다. 오케스트라와 록사운드의 이어붙이기, 혹은 오케스트라로 짧은 멜로디 '반주'하기. 개념없음 그런 문제를 문희준도 알고 있는건지 타이틀곡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어느정도 멜로디에 신경을 썼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든 멜로디에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멜로디를 덧붙여서 멜로디의 가짓수를 좀더 늘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곡이 결코 좋은 곡이 될수는 없다. '이어붙이기'는 여전하고, 록과 오케스트라를 한다면서도 그 빈약한 편곡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곡의 문제는 문희준이 '록'을 하면서 '댄스'의 개념으로 곡을 만든다는 것이다. 무슨 록이 그만큼 어려운 장르라는게 아니라, 댄스곡을 만들때의 방법을 록을 만들면서 그대로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댄스를 만들때는 매우 짧은 멜로디를 가지고 그것을 반복시켜나가고, 거기에 양념으로 랩이나 다른 사운드들을 넣는다해도 어느정도 곡이 만들어지는 것은 가능하다. 일단 멜로디뿐만 아니라 밑에 비트가 깔려 있어서 그 일정한 비트가 일관성을 유지하고, 춤을 목적으로한 곡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만 유지해주면서 곡을 만들어나가도 곡이 어색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댄스곡은 전체적인 구성도 구성이지만 순간적으로 사람을 끌어들일 훅을 만들어내는 감각도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비트가 아니라 멜로디가 중심에 서있는 곡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듣는 사람은 멜로디의 흐름에 따라 곡을 듣게 되는데, 문희준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런 인관관계도 없이 그 멜로디를 중단하고 랩을 했다가, 다시 헤비한 기타리프나오고, 그로울링 보컬이 나오면 곡을 어디에 초점을 둬야할지 모르게 된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곡이라기 보다 여러 곡의 하이라이트를 모아놓은 것에 가깝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1절 가사가 나오고, 오케스트라와 리듬 프로그래밍이 하나씩 등장한 뒤, '안돼 안돼~..'부분에서는 디스토션 기타를 첨가하면서 하나씩 멜로디나 편곡에 있어 하나씩 흐름을 이어나가면서 곡의 페이스를 올렸다가 갑자기 랩이 나오면서 '처음'부터 다시 곡을 쌓아나가고, 결국 그로울링 보컬을 등장시킨 뒤 다시 '그대에게~'부분으로 넘어가면서 앞의 멜로디를 똑같이 반복시킬 이유가 무엇인가. 이유를 찾는다면, 문희준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져온 그 멜로디와 자기가 만든 멜로디외에 그 이상의 멜로디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기승전결에서 기-승까지만 만든 다음은 어떻게 할지 모르니까 갑자기 흐름 무시하고 랩넣고 그로울링보컬 넣은다음 다시 또 앞의 멜로디 반복하면서 '대충' 곡 마무리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랩에서 등장하는 현악세션의 멜로디나 그 뒤의 기타리프는 결국 앞부분의 멜로디를 그대로 따오거나 그 리프를 반복하는 것 뿐이다. '안돼 안돼~'에 등장하는 기타리프와 그로울링 보컬을 쓰는 'A Time for us...'에 등장하는 리프는 속도와 톤의 질감차이를 빼면 거의 똑같다. 발라드적인 멜로디나 그로울링 보컬에 서로 어울리는 리프를 만들지는 않고 그냥 같은 리프를 쓰니 곡이 제대로 된 흐름을 가질리도 없고, 창조력이 있다고 생각할수도 없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뭔가 연결할 수 가 없으니 디스토션 기타가 울려대던 흐름에서 갑자기 앞 부분과 똑같은 현악세션과 피아노연주만으로 이루어진 부분으로 곡을 그냥 마무리할 수 밖에 없고 말이다. 편곡의 조악함 또한 각 파트를 반복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각 파트내에서의 창조성은 어떤가. 우선 도입부의 멜로디는 리듬 프로그래밍만 빼면 아예 멜로디를 그대로 연주하고, '안돼~ 안돼...'부분에서도 그 '록과 오케스트라의 크로스오버'를 담당해야할 오케스트라와 록 사운드들은 그냥 하나의 멜로디, 하나의 리프만 반복할 뿐이다. 그나마 믹싱을 잘 못해서 현악세션은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다. 대체 24인조 오케스트라를 쓰면서 어떻게 이렇게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작게 잡아놓고, 연주는 이런 단순한 것만 시켰는지 모르겠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정도면 그냥 신디사이저 한 대로 같은 멜로디해도 상관없다. 그러니 곡이 당연히 비고, 그러다보니 '오케스트라'가 동원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코러스까지 첨가되게 된다. 물론 오케스트라 쓰는 곡에 코러스 쓰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보통 오케스트라곡에 코러스를 쓴다면 그만큼 오케스트라 이상으로 뭔가 거대한 분위기를 내거나, 오케스트라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사용되면서 곡에 또다른 변화를 주는 요소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단적인 예로 역시 최근 나온 박정현의 '꿈에'에서 쓰인 코러스와 이 곡의 코러스를 비교해보자. '꿈에'에서 쓰인 코러스는 다른 부분은 다 제쳐두고서라도 후반부의 '날 안아주네요 (주네요) 작별인사라며(잘있으라며)..'에서 박정현의 보컬을 이어받으면서 곡을 더욱 웅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곡의 코러스는? 그냥 문희준의 보컬을 힘없이 따라가면서 곡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대체 오케스트라까지 썼으면서 곡이 빈다는 것도 당황스럽지만, 그런 스타일의 곡에 쓰는 코러스를 이렇게 전형적인 분위기로 만든 것은 불가사의하게 생각될 정도다. 대체 '해줄수가 난 없는데'같은 부분을 코러스가 무의미하게 따라붙어야할 이유가 어디있냔 말이다. 장엄한 곡을 만들려는건지 부드러운 멜로디에 댄스비트가 얹힌 미디엄 템포의 댄스곡을 만들려고 한건지, 아니면 따라부르기 쉬운 발라드를 만들려는건지 곡을 만든 의도를 알 수가 없다. 왜 이랬지? 이런 문희준의 '악습'은 '상자속의 그댄'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이 곡은 '그나마 괜찮은' 곡이 될 수 있었던 것을 문희준이 자기 '버릇'대로 만들다가 곡을 더 망쳐놓은 곡이다. 한마디로 이 곡은 '과잉'이 문제인 곡이다. 어차피 펑크스타일의 곡이라 '기억하고 있는 나의 그마음..'부터 시작되는 리프 하나를 중심으로 계속 신나는 분위기만 유지했어도 곡은 무난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 곡은 그래도 '멜로디'라고 부를만한 나름대로 뚜렷한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고, 적당한 브릿지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곡은 앞의 곡들처럼 멜로디를 뚝뚝 끊어먹지는 않고, 멜로디는 'Good bye good bye...'에서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페이스를 높인 뒤 '내사랑'에서 확실한 마무리도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2절에서 강하게 부르는 '내사랑'에서 곡을 끊어버렸으면 이 곡은 그냥 흥겹게 들을 수 있는 소품 역할은 충분히 했을 곡이다. 곡의 멜로디는 서서히 페이스를 높여나가고, 첫 번째 간주에서 디스토션 기타로 그루브한 리듬을 만들어나가면서 그 흐름을 이어간다음 2절의 '내사랑'부분에서 확실하게 곡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낸다. 만약 이 곡이 여기서 그냥 시원하게 내지르면서 끝내거나 그 분위기를 조금더 이어 스트레이트하게 리프를 조금 더 연주한다음에 끝냈으면 그럭저럭 신나게 들을 수도 있는 온전한 곡이 될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희준은 자기가 만들어놓고도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를 모르는건지, 아니면 일반적인 기준과 상관없이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겠다는건지 여기에 엄청나게 쓸데없는 것들을 여러개 붙여놓는다. 우선 어쿠스틱 기타가 사용되는 도입부. 물론 이런 스타일의 곡에 잔잔한 도입부가 들어가는건 흔히 있는 일이니까 구성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잔잔한 도입부를 쓸때도 뒤에 이어질 부분과 연관성을 생각해야한다. 디스토션 기타가 등장하면서 신나게 이끌어가는 곡의 앞부분에 어쿠스틱 기타를 쓰는 것도 안어울리지만, 그 어쿠스틱 기타의 연주나 멜로디의 흐름은 더욱 문제다. '저 기억 끝에 나를 떠난 기억이란 사랑...'같은 멜로디는 결코 도입부에 한번 쓰고 끝내버릴 멜로디가 아니다. 적어도 도입부와 그 다음부분이 연결되려면 멜로디가 비슷하게 연결되거나 아니면 멜로디가 확실히 완결성을 가지고 도입부로서 끝맺음을 해준다음 뒷부분에서 폭발을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곡의 멜로디는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아픔이 나에게는 사랑이라고 믿었죠'까지 연결되는 멜로디는 '사랑이라고 믿었죠'에서 '사랑이라고'부분에서 새로운 멜로디를 전개하는데다가 '믿었죠'에서 음정을 높이면서 여운을 두기에 어쿠스틱 연주와 함께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당연'한 멜로디와 편곡이다. 딱 포크송들의 도입부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문희준은 이 부분을 만들어놓고 그대로 전후 설명없이 끝내버리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곡의 흐름만 놓고 생각한다면 이부분에는 '차라리' 첫곡인 'My life is.... and my way'의 'Take my hand...'처럼 음정을 내려가면서 뭔가 잔잔하게 여운을 주는 식의 구성이 낫다. 그러면 최소한 이게 도입부로서 잔잔하게 여운을 주면서 끝맺음을 하는 분위기라는 것 정도는 느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곡에 쓰이고 있는 도입부의 멜로디는 처음 들으면 끝까지 포크 곡을 하려는 것처럼 들린다. 또한 이 곡의 두 번째 간주는 어떤가. 첫 번째 간주가 앞부분과 이어져 그대로 디스토션 기타리프를 쓰면서 곡의 박진감을 유지했다면, 두 번째 간주는 '내사랑~'에서 분위기가 최고조로 높아진 상태에서 갑자기 어쿠스틱 기타를 등장시키면서 곡의 분위기를 바꿔버린다. 그리고 그 뒤에 이어지는 것은 2절을 또한번 반복해버린다. 아마 3절(?)은 2절과 똑같이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반복성도 피해볼겸 어쿠스틱 기타를 쓴건데, 사실 이곡은 그냥 2절로 끝냈어도 충분할 곡으로, 그런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고, 그 고민의 결과는 오히려 곡의 완성도를 깎아먹고 있다. 게다가 신나게 분위기를 유지했던 2절과 달리 3절은 다시 1절과 마찬가지로 '내사랑'에서 음정을 낮추면서 곡의 페이스를 끌어내리며 그냥 마무리를 하니 곡의 분위기도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 '펑크' 스타일의 곡을 만들어놓고 이렇게 맥빠지게 곡을 마무리하는건 대체 뭔가. 그것도 똑같은 멜로디로. 한마디로 문희준은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지, 혹은 록적인 것인지를 모른다는 얘기다. 펑크 스타일의 곡에는 그것에 어울리는 구성이 있고, 댄스곡에는 댄스곡에 어울리는 구성이 있는데, 문희준은 심플하게 만들어야 좋을 곡마저 굳이 변화를 줘서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펑크록에서 중요한건 무슨 복잡한 변화나 여러 악기가 들어가는 편곡이 아니라 짧은시간에도 발휘되는 폭발적인 에너지다. 그런데 문희준은 거기서 '재주'를 보여주려고 하니까 곡이 제대로 될리 없지 않은가. 이런 부분은 이곡의 편곡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 이 곡에서 가장 중요시 됐어야 할 것은 곡의 신나는 분위기를 연결시킬 수 있는 기타리프였다. 펑크록에서 일렉기타로 만드는 기타리프가 제대로 만들어지면 그걸로도 충분할수도 있다. 그런데 이 곡은 1절까지 그 흐름을 잘 이어가다가 갑자기 일렉기타를 없애버리고 어쿠스틱 기타(!)로 곡을 이끌어나간다. 드럼하고 멜로디는 1절과 그대론데 갑자기 어쿠스틱 기타만 끼어드니 곡이 가진 에너지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세상 어느 펑크록이 곡에 '변화'를 준다고 일렉기타를 없애고 그 자리에 어쿠스틱 기타를 넣는가. 오히려 이 곡에서 강조해야할 것은 여전히 믹싱이 잘못된 것인지 그 음들이 노이즈에 가려서 거의 분리되지 않는 기타리프의 선명한 질감이었고, 그것을 통해 곡의 박진감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그냥 변화만 준다고 해서 다 되는게 아닌 것이다. 하긴, 리프도 분간하기 힘든 녹음을 보여주는 곡에서 그런 사운드를 기대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최소한 다른 SM가수와 엇비슷한 장비에 스튜디오를 썼을텐데 유독 문희준만 이렇게 소리가 나오는지 이유는 레코딩과 믹싱을 문희준이 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그리고 넥스트의 정기송이 연주하는 기타가 이모양인 것도 그 외에는 이유를 설명할 길이 없고 말이다. 넥스트 당시 정기송의 연주를 생각해보면 정기송은 정말 이 앨범에서 문희준이 요구한대로 연주만 충실하게 해준 것 같다. 이곡을 듣다보면 문희준은 테크닉에 앞서 록적인 음악이 무엇인지, 혹은 잘잡힌 록사운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개념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이 이 앨범중에서 가장 나은(?) 곡중 하나라는 것이 절망적인 부분이고 말이다. 세곡의 발라드 이 뒤로 이어지는 '몇년이 지나도', '사랑이란건...',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문희준의 '능력'을 보여주는 곡. 무슨 비꼬는 의미로 쓰는게 아니라, 문희준이 그렇게 보이도록 뚜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곡은 같은 발라드면서도 편곡에 있어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몇년이 지나도'는 피아노와 현악세션만으로 이루어져있고, '사랑이란건...'에서는 거기에 드럼과 베이스가 추가되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거기에 관악기를 대폭 사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오케스트라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각기 다른 스타일의 곡을 만들면서 자신의 편곡능력에 대한 나름의 실험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문제는 '실험'을 '팔려고 만든 앨범'에 할 때는 그게 일정수준에 올라서고 나서 해야한다는 점이다. 물론 문희준이 지금까지 발라드를 만들어온 탓인지 적어도 무난하게는 들린다. 최소한 듣다가 "이게 뭐야!"싶은 황당한 전개나, 10초도 안되는 멜로디하나로 4분 가까운 곡을 버티는 '만행'은 없다. 하지만 무난한것과 '잘'만드는 것은 전혀다른 문제다. 우선 곡의 멜로디 문제. 이 곡은 크게 나누면 세 파트 정도의 멜로디를 가지면서 곡이 이어지는 것 같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첫부분의 '왜 나만 그리워해 / 넌 대답도 없는데 / 넌 잘살고 있는데 / 왜 나만 그리워해야해 / 왜 나만 그리워해 / 넌 대답도 없는데 / 너 그리워서 그리워도 없는걸'까지의 멜로디는 '넌 잘살고 있는데'와 '그리워도 없는걸'에서 조금 음을 바꾸는 것 말고는 계속 '왜 나만 그리워해'의 반복이다. 1분이상 똑같은 짧은 멜로디가 계속 반복되면서 곡이 이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곡의 전체적인 멜로디는 결국 'Oh~ 나의 곁에 마지막이기를' 부분만 빼면 1,2절이 똑같다. 멜로디상으로 1,2절에서 무슨 변화를 주거나 곡의 흐름을 이끄는 것은 힘든 것이다. 물론 반복적인 멜로디로도 좋은 곡을 만들 수는 있다. 강타의 '북극성'도 멜로디가 반복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곡이 매력적인 곡이 될 수 있는 것은 편곡뿐만 아니라 강타의 보컬조절을 통해서 그 멜로디에서 어느 부분이 클라이막스가 되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 잠시라도..'부분이 터지면서 곡은 첫부분과는 전혀 다르게 화려한 현악세션과 최대한 보컬에 힘을 주면서 노래를 부르는 강타의 보컬로 인해 같은 멜로디라도 확실한 절정으로서의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오케스트라 ? 그러나 이 곡은 어떤가. 멜로디의 반복은 그렇다치더라도 편곡과 보컬의 사용이 똑같으니 곡에 하이라이트가 생길리 있는가. 이 곡에서 2절의 코러스정도를 제외하면 이 곡은 거의 똑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극성'이나 여타 잘만든 발라드곡처럼 순간적으로 확 터져준다든가, 보컬이 바뀌면서 곡에 집중력을 발휘하거나 하지 않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밋밋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멜로디역시 '행복하단말...'부터의 멜로디 전개를 보라. '행/ 복하단 말 / 괜찮단 말/ 들로 / 나를 달래 보려해도 / 몇 년이 지나도 / 그랬어도 / 이젠 잘 되지 않는걸'처럼 멜로디를 뚝 뚝 끊어먹고 그걸 반복하면서 곡의 중반을 이어 곡이 절정으로 달려갈만큼 페이스를 올리지 못하는데다가 결국 그걸 다시한번 반복하는 멜로디를 가지고 있으니 곡이 절정으로 가겠는가. 결국 그 앞의 멜로디는 다 필요없고 마지막에 '그대여'에서 음만 높여주는게 곡의 '클라이막스'인데. 심지어 이 곡은 그나마 음정을 높이며 곡에 힘을 주는 'Oh~ 나의 곁에 마지막이기를...'부분 뒤에 코러스빼면 아무런 변화없이 붙여놓음으로서 곡의 흐름을 스스로 죽여놓고 있다. 또한 이 곡의 현악세션 편곡은 어떤가. 사실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로 곡을 이끌어간다는건 그만큼 그 두 요소로 곡을 풍부하게 채우고, 그것으로 곡의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어려운데, 문희준은 이런 현악세션 편곡을 '반주'의 개념과 조금 헷갈리고 있는 것 같다. 그냥 보컬 멜로디 따라가라고 있는게 오케스트라가 아닐텐데, 이 곡은 신디사이저를 쓰는게 낫다 싶을정도로 충실하게 보컬 멜로디를 따라가고 있다. 물론 한곡 전체를 멜로디가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가거나 그 비슷하게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입부에서부터 피아노연주는 독자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보컬사이사이에서 그 멜로디의 끝부분을 한번씩 쳐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고, 현악세션은 피아노와 비슷한 역할을 하다가 '넌 그리워서..'부분부터 멜로디를 따라가더니 '몇년이 지났는지...'부터는 아예 그냥 멜로디를 충실히 연주하는 것에서 그친다. 뭐 '북극성'의 하이라이트 부분처럼 현악세션부터 귀에 먼저 들어오면서 그것이 곡 전체를 감싸는 식의 편곡은 기대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24인조 오케스트라'를 쓰면 썼다는 티는 내야하는 것 아니겠는가. 게다가 코러스빼면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뿐인 곡인데 피아노의 볼륨을 어느정도로 해놓았는지 조금만 멜로디의 음정이 높아지면서 그에 따라 현악세션도 강해지기 시작하면 피아노는 그 소리들에 묻혀 그 연주의 흐름을 제대로 잡아내기가 힘들다. 그냥 녹음을 잘못했다기 보다는 '피아노와 현악세션'을 쓰는 곡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곡을 녹음한 것 같다고 해야할까. 한마디로, 피아노를 그냥 멜로디에 부드럽게 따라붙는 악기로만 인식했다는 얘기다. 물론 경우에 따라 그럴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현악기로만 이뤄진 곡에서 유일한 건반악기가 가지는 위상은 일반적인 악기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곡에서 유일하게 다른 음색과, '끊어지는' 박자를 낼 수 있는 악기로서, 운용에 따라 현악세션보다 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낼수도 있는 것이다. 자꾸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막말로 강타'보다'는 아니어도 '강타와 비슷한' 수준으로는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경력이나 회사 지원이나 그들이 다를게 뭐가 있나. 이 곡을 비롯한 문희준의 곡들과 '북극성'의 차이는 결국 재능과 노력의 차이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자신이 가성에서도 진성과 비슷한 파워를 낼 자신이 없다면, 가성은 매우 제한적으로 쓰는게 좋다. 가성이 내는 음색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후렴구 전체를 가성을 쓰니 곡에 힘이 없고 어색하게 들릴 수 밖에 없다. 더 나은, 그러나 부족한 그나마 '사랑이란건...'은 '몇년이 지나도'보다는 낫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우선 가성을 무리하게 쓰지도 않고, 현악세션의 연주도 '몇년이 지나도'처럼 멜로디를 그대로 옮겨오는 식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너를 잊어가겠지...'같은 부분에서는 짧고 리듬감있는 연주를 선보이면서 곡의 흐름을 높여놓기도 하고, '몇년이 지나도'에 비해 중저음파트를 좀더 강조하면서 그들의 연주를 부각시켜 곡을 보다 풍부하게 채운다. 특히 이 곡은 편곡적인 면에서 베이스와 드럼을 쓰면서 현악세션 외에도 베이스와 드럼을 사용해 곡에 확실한 변화를 주면서 곡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2절에서는 1절과 같은 멜로디와 피아노 연주지만 그 밑에 살짝 드럼 연주를 깔아 나름대로 곡의 흐름을 연결시키려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건 매우 기본적인 편곡을 '무난하게' 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우선 드럼과 베이스로 분위기를 띄워놓기는 하지만 그 이후에 현악세션의 변화를 통해 더 곡의 스케일을 키운다거나 변화를 주지도 못하고, 멜로디역시 1,2절을 똑같이 반복시키는데다가 그 멜로디가 '너에게'에서 '너를 잊어가겠지'의 멜로디를 받아 분위기를 순간적으로 죽이면서 드럼 연주로 곡의 페이스를 높이고, 다시 '나는 잊혀지겠지만 / 나는 떠나갈거야'에서 멜로디를 끌어올리면서 곡을 폭발시키는듯한 멜로디를 부르다가 그대로 곡이 더 이상의 폭발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대로 흐지부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멜로디만으로 곡이 확실히 폭발하기에는 1절과 똑같은데다가 길이도 너무 짧고, 편곡이나 보컬역시 1절과 큰 차이가 없어 제대로된 클라이막스가 만들어지지 못한다. 보다 다양한 멜로디를 한 곡안에서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사람이 겪어야 하는 비애(?)라고 해야할까. 곡은 한창 뭔가 폭발하려는 것 같은데 마무리되니 조금 당황스럽다. 이어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발라드버젼 곡은 앞의 두곡을 생각하면 문희준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고 해야할 곡. 물론 멜로디를 그대로 연주하는, 성의없는건지 정말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건지 모를 현악세션의 편곡이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져온 멜로디에 자신이 만든 멜로디 외에는 자기가 만든 '안돼 안돼...'의 멜로디외에는 더 이상의 멜로디를 만들어내지 못해 그 두 개를 그냥 붙여서 계속 반복시키는 것만으로 곡을 이끌어가는 그 창조성의 부재는 여전하지만, 이 곡은 그래도 그 현악세션을 조금더 다양하게 만들고, 관악기를 사용하면서 보다 곡을 풍성하게 이끌어 나가면서 곡에 보다 뚜렷한 기승전결을 만들어낸다. 2절의 '이제는 다시는...'부터 문희준의 보컬은 같은 멜로디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음정을 높이고 힘을 주면서 곡에 변화를 주고, 현악세션은 중저음이 크게 강해지면서 1절보다 좀더 크게 울리면서 곡을 감싸며, 여기에 오보에가 첨가되면서 점점 스케일을 키워나간다. 특히 '그리워요..'부분에서 북소리를 동원해 좀더 장중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브라스 세션으로 곡의 스케일을 한층 더 키우는 편곡은 앞의 두 편곡을 생각하면 '정말 잘한' 편곡이라고 할만하다. 최소한 멜로디에 상관없이 사운드의 흐름만 들어도 그 멜로디가 담고 있는 정서가 무엇인지 알 수는 있으니까. 하지만 프로 뮤지션이라면 당연히 생각해봐야할 이정도의 편곡이 세곡의 발라드곡중 가장 잘된 편곡을 보여주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멜로디가 풍부하지 못해 그저 밋밋하게 곡이 끝나야 한다는 사실이 이 앨범의 암담한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무엇을 들려주고 싶은 것일까 이렇게 세곡의 발라드곡이 끝나면 문희준은 '나의 고물 Radio'에서부터는 한곡씩 스타일을 달리한다. 리듬프로그래밍이 주가 된 발라드곡부터 일렉트로니카적인 접근이 보이는 곡, 그리고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리메이크한 곡에 다시 록 스타일의 곡들이 등장하는데, 이렇게 놓고보면 사실 이 앨범은 록 앨범이라고 하기도 힘든게, 리메이크곡 빼면 총 열곡인 곡들중에서 록이 주가 되는 곡은 다섯곡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록앨범이나 다른 곡이나 '못만든건' 마찬가지고 말이다(적어도 지금까지 계속 얘기하는 필자의 근거에 따르면 말이다). 논의의 초점은 문희준이 록을 했느냐 안했느냐, 태도가 건방지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아니라 '음악'을 잘만들었느냐 못만들었느냐로 옮겨져야 한다. 그러니까 꼭 문희준이 이번 앨범에서 록을 했다는 점 때문에 비난받는다든가, 록 이외의 곡들은 '잘만든'것처럼 얘기가 되지 않는가. 문제는 문희준이 록이건 다른 장르건 HOT시절보다도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지, 록을 했다 안했다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곡중 하나가 이 '나의 고물 Radio'이다. 이 곡은 'My life is... and my way'만큼이나 어처구니 없는 곡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앞부분에 리듬프로그램 및 여러 사운드 이펙트 한번 만들어놓고, 그 뒤로는 정말 그걸 '무한반복'시키면서 그냥 곡을 끝내버리고, 멜로디역시 '그모양'으로 그냥 반복하다가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이 곡의 멜로디를 확인해보라. 1,2절이 똑같이 반복되는거야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은 일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그 각절의 멜로디가 황당할정도로 계속 반복되는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기억나니...'부분의 멜로디는 나름대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사실 따져보면 '기억나니 우리 어릴적 꿈에 / 들리던 그 희미한 그소리 / 우린 잊고 / 살아가고 / 있는걸 / 지금까지 그 고물 Radio에선 / 들리던 아련한..'하는 식으로 비슷비슷한 멜로디를 뚝뚝 끊어서 연결하는 식이라서 하나로 제대로 연결된다기 보다는 말그대로 그냥 조용한 톤 하나가지고 밀어붙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끔찍한건 그 다음이다. 이 곡의 후렴구는 '나의 고물 Radio / 나의 꿈을 갖게 해준 Radio' 이 멜로디 하나로 끝이다. 그리고 그 멜로디도 '나의 고물 / Radio'하는 식으로 끊어서, 'Radio'부분은 똑같고, '나의 꿈을 갖게 해준'도 '나의 고물'에서 앞부분 따오고, '갖게 해준'역시 비슷하게 만들어서 이어붙인 식이다. 이 단순하고 연결도 잘 안되서 'Radio'만 반복시키는 멜로디로 곡의 절반이상을, 그것도 아무런 편곡상의 변화도 없이, 그냥 코러스 몇번 붙이는것만 가지고 곡을 끌고 나간다고 생각해보라. 그걸 4분 가까운 시간(3:50)동안 얼마나 참고 들을 수 있을지. 물론 'My life is.. and my way'처럼 그러다보니 후렴구에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생기는 '장점아닌 장점'이 생기긴하지만, 정말 듣다보면 그 라디오가지고 뭘 하겠다는건지 한번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다. 고급스럽게 부드러운 멜로디로 끝내건 아니면 거기서 확 터뜨려주건 뭔가 그 다음을 들려줘야될 것 아닌가. 아니면 편곡을 좀 바꾸기라도 하든가(일렉트로니카도 이런식으로 반복은 안하겠다...). 또한 이 곡의 사운드 메이킹은 '어설픈 재주부리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들어보면 베이스톤의 업템포 리듬 프로그래밍부터 매우 건조한 또다른 리듬 프로그래밍, 전자음등이 계속 순차적으로 울리는데, 문제는 이게 어떤 리듬의 통일성이나 하나로 섞이면서 서로간의 사운드를 보완해주면서 꽉찬 사운드를 들려주거나 하는게 아니라 각각의 리듬 프로그래밍들이 한번씩 다 나오면 그게 한번의 사운드 반복이 되는 식이라 계속 그냥 단편적으로 그 소리들만 쫓는 것 외에는 무슨 특별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다가 각 사운드의 스피커 위치선정이나 톤의 조정도 일관성없이 말그대로 이리울렸다가 저리 울리는 식이라 그나마 단순한 멜로디를 제대로 꾸며주지도 못한다. 오히려 멜로디를 꾸며주는건 그 밑에서 약하게 들리는 신디사이저다. 업템포의 리듬프로그래밍과 신디사이저 하나만 있어도 만들어질 곡을 억지로 여러 사운드 집어넣어서 더 산만하게 만들었다고 해야할까. 이렇게 번잡스러운 사운드 만들 시간에 하나의 톤으로 되어 있더라도 보다 다양한 리듬을 가진 사운드를 만들고, 신디사이저의 질감을 풍부하게 하는데 신경만 썼더라도 곡은 좀더 나아졌을 것이다. 그에게 어울리는 것? 그리고 그 실례를 스스로 보여주는게 그 다음곡 'Media'다. 개인적으로 문희준의 멜로디 쓰는 능력을 봤을 때 그에게 어울리는건 록도, 발라드도 아닌 일렉트로니카라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문희준은 매우 단조로운 멜로디를 써서 반복시키는 것 외에는 멜로디에 있어서 재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그 장르적 특성상 반복을 이용하여 그런 멜로디도 하나의 곡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복만 시킨다고 음악이 만들어지는건 아니지만, 흥미로운건 문희준이 'Media'에서는 나름대로 흐름에 따라 난잡하지는 않게 사운드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뿐이라는게 안타깝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곡에서는 어처구니없이 곡의 흐름을 바꾸거나 똑같은 사운드로 버티는 '배짱'은 보여주지 않는다. 처음에 전자음으로 곡을 시작한뒤에 디스토션 기타와 리듬 프로그래밍으로 곡을 이어가고, 그다음에는 다시 보컬을 빼고 기타솔로를 첨가시키면서 그걸로 멜로디를 진행시키면서 변화를 준다음 다시 거기에 코러스를 쌓으면서 곡에 변화를 준다. 멜로디는 단조롭지만 점진적인 사운드 변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고, 그러면서도 계속 연결되는 기타연주의 멜로디는 곡 전체의 사운드를 이끌면서 곡에 집중력을 만들어낸다. 또한 록의 강한 보컬이나 발라드의 고음에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정 안되면 그냥 그로울링 보컬이나 가성을 써야했던) 문희준의 보컬은 저음에서 잔잔하게 멜로디를 반복하는 이 곡에서는 자신의 얇고 비교적 깨끗한 톤을 잘 살려서 곡에 약간의 몽롱한 분위기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나의 고물 Radio'와 달리 그냥 간결하게 각 사운드를 양 스피커에 적절하게 분배해서 사운드가 이리저리 튀지 않게 하는 것도 낫다면 나은 점이다(원래 이건 기본이니까....). 다만 아쉬운점은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이곡도 좋은 곡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사운드는 나름대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1,2절에서 거의 똑같이 구성되는 것도 그렇고, 계속 기타리프나 리듬프로그래밍이 반복되면서 계속 다음 과정으로의 변화를 예고하는 분위기의 사운드를 그냥 건반으로 강하게 소리를 넣어서 끝내버리는 것은 문희준이 멜로디를 만들고 편곡하는 방법은 그래도 어느정도 알아도 그렇게 만든 곡을 어떤 구성을 가지고 이끌어가고, 그것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곡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건 만들다가 그냥 끊어버리면 그게 끝이긴 하다. 다만 아무도 그렇게 만들지 않는 것은 그러면 좋은 곡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희준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프로' 뮤지션들처럼 곡을 만드는 능력이 된다고도 할 수 없다. 왜 이런거지? 그리고 문희준의 자작곡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런 능력을 가지지 못한데에는 재능뿐만 아니라 노력과 성의의 문제도 분명히 있는 듯 싶다.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리메이크한 '눈물이 마른뒤'는 그런 문희준의 무성의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 곡의 문제는 문희준이 '스팅'의 곡을 리메이크했기 때문도 아니고, 정규앨범에 리메이크곡을 넣었기 때문도 아니다. 리메이크도 한가지 선택인데 그 사실 자체만으로 뭐라고 한다는건 경우가 아니다. 문제는 이 곡이 리메이크라기보다는 '번안가요'라고 해야할정도로 성의없는 편곡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곡이 가사를 바꾼것만 제외하면 스팅의 원곡과 다른 점이 어디있는가. 스팅의 원곡의 분위기는 결국 최고의 멜로디에 어쿠스틱 기타의 소박한 매력, 그리고 가을의 쓸쓸함에 겨울의 깨끗함을 함게 담고 있는 스팅의 목소리인데, 이 곡에서 바뀐건 결국 스팅에서 문희준으로 바뀐 목소리밖에 없다. 뭐 따지자면 드럼쓰는 것이나 현악세션의 사용에서 조금 달라진 점이 있긴 하겠지만, 리메이크에서 중요한건 사운드 조금 바꾸는게 아니라 같은 곡을 부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심하게 말해서 신인가수 연습용으로 대충 비슷하게 만든 것과 다를바 없다. 이 곡이 무슨 스틸하트의 'She's gone'처럼 보컬리스트의 고음처리 역량이라도 과시할 수 있는 곡도 아니고 말이다(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필자는 여러 기획사의 신인가수들이 같은 사운드로 불러본 노래를 몇곡 가지고 있다. 녹음이나 사운드 메이킹에 있어서 이곡의 그것보다 차라리 나은 곡들이 훨씬 많다). 음악적인 연관성을 따져봐도 리메이크를 하려면 그 음악적 방향에서 레이지(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쉰이 아니라 독일의 쓰래쉬메틀밴드이자 'Rage and the symphonic orchestra prague'라는 록과 크로스오버의 명반을 만들어낸 레이지를 얘기하는 것이니 오해없기를. 개인적으로 무난한 편곡을 보여주는 메탈리카의 'S&M'같은 앨범보다는 이 앨범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혹은 콘(비슷한 리프가 하나 있으니까)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다음곡 'White Angels'는 그의 그런 문제를 다시한번 실증해보인다. 이 곡은 조금 심하게 말하면 '언제나 그대만을 사랑하는 나니까 밉다해도 괜찮아' 부분의 멜로디와 같이 나오는 사운드 하나만 만들면 끝인 곡이다. 이 멜로디를 반복해서 1절이 끝나고, 그 멜로디를 가사까지 똑같게해서 무려 세 번을 반복한다. 또 중간에 잠깐 '언젠가 그대는 나를 잊어도...'부분만 아예 사운드를 바꿔서 가는 것 외에는 곡의 마지막까지는 다른 멜로디나 편곡이 없다. 단조로운 리프에 단조로운 베이스라인의 반복, 그리고 그런 헤비한 사운드속에 왜 넣었을지 모를 아르페지오 기타연주를 넣어서 계속 곡을 이끌어가는 식이다. 조금 멜로디가 뚜렷한 록음악에는 무조건 어쿠스틱 기타로 그 멜로디의 느낌을 강화시키려는 편곡을 해야만 음악이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차라리 그보다 뭉개져서 잘 안들리고 단순하기까지한 기타리프를 보다 완성도있게 만드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이 곡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선 이 곡은 1절의 앞부분에서 들을 수 있듯 잘 들리는 아르페지오 기타연주뿐만 아니라 스피커 왼쪽에 또 아르페지오 기타를 배치해놓았는데, 헤비한 기타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도 않아서 들리다 말다 하는 것이 곡을 산만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비교적 잔잔한 멜로디에 얇고 부드러운 보컬을 사용하는데 기타는 이번에는 곡을 꽉 채울정도로 헤비하게 사용되고 노이즈가 잔뜩 끼어있어서 보컬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아주 얇고 부드러운 소리하고 매우 굵고 거친 소리가 함께 아무렇지도 않게 섞여있으니 곡이 집중력을 가질리 없다. 또 간주는 어떤가. 말그대로 기타를 한번씩 내려치면서 디스토션 기타가 만들어내는 파장으로 사운드를 감싸는 것에 다름아니었던 기타사운드는 간주에서 나름대로 리프를 연주하면서 분위기를 바꾸는데, 이 리프라는게 간주에서 앞부분에 없었던 리프를 갑자기 연주하는 것도 참 황당하지만 그 리프라는게 말그대로 매우 짧고 간단한 리프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어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간주를 넣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리고 그 뒤에 리프와는 아무런 상관관계없이 앞부분과 똑같은 멜로디에 똑같은 기타연주를 가지고 곡을 연결시키는 것은 이 앨범에선 '당연한' 것처럼 보이고 말이다. 또 나름대로 '언젠가 그대는...'부터 '언제나 하나만을...'이 나오기 전까지는 갑자기 기타연주를 없애면서 드럼과 베이스를 하나씩 붙이며 곡에 나름대로 클라이막스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하지만, 결국 곡은 다시 1절과 똑같은 구성을 가지면서 그것을 무위로 돌려놓는다. 잔잔한 분위기를 만들었던 1절의 멜로디를 다시 클라이막스에서 써먹으면 그게 제대로된 분위기가 날 리가 없다. 'Crystal'같은 댄스곡이라면 짧고 강한 훅을 만들고, 중간에 한번 템포를 죽여서 약간 긴장감을 만든 뒤에 다시 훅을 터뜨리면서 확 치고 들어가는 느낌을 만들면서 나름대로의 클라이막스를 만들면서 춤추기 좋은 비트를 살릴 수도 있겠지만 꽤 긴 멜로디를 그냥 쭉 이어가는 멜로디라인을 그냥 다시 붙이면 록에서 필요한 무슨 폭발성이나 뚜렷한 구성상의 변화를 보여주지도 못한다. 그리고 마지막 '히트'는 곡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기타 피드백이다. 그냥 밝고 경쾌하던 곡이 갑자기 기타리스트의 기타 솔로 보여주듯 피드백을 계속 이어가는데, 이런 곡에 도대체 왜 이런식의 기타연주가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무슨 이 피드백 뒤에 전위적인 기타연주를 들려줄 것도 아니고, 그냥 피드백으로 음을 계속 끌면서 곡을 안끝내는데 그나마 인상적이었던 문희준의 꽤 고운 보컬이 만들었던 나름의 분위기마저도 이 부분이 다 없애버린다. 헤비하게 몰아치는 기타리프에 '나나나나...'하는 식으로 곡을 끌고 가는 것도 우습지만, 그냥 페이드 아웃 시킬 곡을 더 이상하게 늘이는건 더 이해가지 않는다. 확실히 문희준은 록을 '뭔가 많이 덧붙이고, 뭔가 많이 끊어먹는' 장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나마 나았던 곡을 꼭 더 덧붙여서 망칠리가 없다. 문희준의 록이란 ? 물론 이 지루하고 곡의 흐름에도 맞지 않는 기타 피드백이 아예 아무 역할도 안하는건 아니다. 이 피드백과 연결되서 그 다음곡 '내일이 찾아오면'이 시작되니까. 하지만 이렇게 연결시키든 저렇게 연결시키든 앞의 곡도 디스토션 기타가 주가 됐던 곡이고, 이 곡도 디스토션 기타가 되는 곡이라 별 상관은 없다. 게다가 보너스 트랙인데 왜 정규트랙에서는 하지도 않은 시도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어쨌건 '내일이 찾아오면'은 나름대로 록버젼으로 자신이 편곡을 했는데, 문제는 문희준이 록스타일의 '편곡'과 '반주'의 차이점을 못하고 있는 듯 하다는 점이다. 전주에서 디스토션 기타로 그냥 멜로디 연주하는거야 곡의 첫부분이니까 포인트를 줄겸 그렇게 했다고 치자. 하지만 그 다음부터 이 곡은 정말 '편곡'이라는게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것이라고는 '내일이 찾아오면'을 보다 빠르게 부른 보컬 멜로디와, 그것에 따라 그대로 정박으로 박자를 쪼개는 기타연주다. 아니 록 스타일의 곡이라면서 후렴구 나오기 전까지 그냥 정박으로 박자 쪼개는 드럼 하나에 어쿠스틱 기타로 곡의 대부분을 메꾸는 곡이 대체 어디있는가. 이 곡에서는 드럼빼면 정말 남는게 없다. 코러스는 그냥 문희준의 보컬을 따라부르고, 기타리프는 어떻게 보면 뭔가 박진감있는 리프를 연주하는 것처럼 들릴수도 있지만 사실은 박자와 박자사이를 빠르게 쪼갠 기타리프를 계속 반복하면서 드럼속도에 맞춰 그 속도만 빠르게 하는 것이다. 세상에 무슨 '록'이 정박 드럼 하나가 곡의 중심이 되나. 후렴구에서 곡의 중심에 서야할 디스토션 기타가 보컬이나 드럼에 비해 한참 작게 묻혀져서 나오는게 차라리 낫다싶을 정도다. 드럼이 묻히기라도 하면 이곡은 아예 박자를 나누기도 힘든 곡이니까. 간주의 후반부에 갑자기 헤비하게 몰아치면서 기타톤이 그나마 선명하게 부각되는 것은 이런 이유때문인 듯 싶다. 게다가 간주는 뭐 특별한 것도 없이 기타로 또 멜로디 반복하고, 배킹 기타로 그걸 그대로 따라가면서 속도 높이는 것 뿐이니 드럼이라도 계속 강하게 때려주지 않으면 어쩌겠는가. 또 헤비하게 몰아치는 부분은 그래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던 곡을 갑자기 공격적으로 이끌어버리니 곡에서 무엇을 전달하려는건지 짐작하기 힘들다. 그냥 앞의 록트랙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멋있게 헤드뱅할 수 있는 부분을 위해, 혹은 이게 원곡과는 다르다는 부분을 만들기 위해 만든건지도 모르겠다. 좀 이런식의 펑크 리메이크 곡들을 좀 참고했다면 최소한 자기가 만드는 리메이크가 매우 '이상한' 스타일이라는건 좀 느끼지 않았을까. 'I'의 표절시비에서 문희준은 자신이 콘의 음악등을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표절했을 리가 없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건 절대로 내세울 얘기가 아니다. 록음악을 만들려면 당연히 록음반을 최대한 많이 듣고, 그러면서 자기만의 음악을 창조해야하는 것이 정상이다. 무슨 하늘에서 난 천재도 아닌데 관련장르 음악도 안듣고 음악을 만드는가. 간단하게 요약해서, 이 앨범은 '못만든' 앨범이면서 동시에 '불가사의한' 앨범이다. 도대체 문희준이 음악을 만든게 몇 년이고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한게 몇 년인데 이렇게 모든 면에서 조악하다는 것 외에는 할말이 없는 앨범을 만들었는지 알 수가 없다. 논쟁을 보며 어느정도 퀄리티가 떨어지는 앨범이라고는 생각했지만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고 해야할까. 특히 그래도 자신의 멜로디나 편곡 특성에 어울리는 (이라기보다는 그나마 단점들을 가릴 수 있는) 댄스곡을 없애고 더욱 정교한 편곡이 필요한 현악세션이 사용되는 발라드곡들과 무성의한 리메이크로 채운 것은 온갖 판단 미스로 이루어진 이 앨범에서도 최악의 판단 미스다. 솔직히 'Alone'이나 '우리 이야기'처럼 타이틀곡이나 그 다음곡이라도 무난했던 1집에 비해 더 나쁘면 나빴지 더 잘만든 앨범이라는 생각도 안들고, 혹시 1집이 2집보다 못한 앨범이라 해도 이정도 앨범을 만들어놓고 '발전'이라는 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듯 싶다. 발전에도 프로 뮤지션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서 그 장르 뮤지션보다 더 뛰어난 음악을 만들어내는 발전이 있고, 기타 막배운 초보가 코드 하나 더 배우는 발전이 있다. 그 발전들을 모두 같은 발전이라고 할 수 없듯, 문희준의 음악도 혹여 발전했더라도 그것을 '발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는 앨범을 만들어서 파는 '프로' 뮤지션이기 때문이다. 논쟁의 법칙, 음악의 법칙 물론, 이렇게 문제많은 앨범을 만들었다고 해서 문희준이 다음 앨범을 못내거나, 혹은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 부진을 겪을 일은 없다. 이미 그의 앨범판매고는 꽤 높은 편이고(적어도 다음 앨범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워낙 황당한 변화를 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귀에 들어오는 그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좋은' 앨범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물론, 필자는 위에서 계속 주장한대로 그것에 대해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설사 그가 계속 이런 수준의 앨범을 만들어내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 하더라도, 그가 정말 '뮤지션'이기를 인정받고 싶다면 그는 자신의 팬에게 앨범을 들려줄 것이 아니라 전부터 '록'음악을 들었던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상대방을 설득해야하고, 상대방이 아니더라도 중립적인 입장에 있는 대다수의 대중을 설득해야하는 논쟁의 법칙은 음악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자신을 어떤 식으로 얘기하든지 그것에 대해서는 관심없다. 그런다고 설득되지는 않는다. 문희준이 자신의 '음악성'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다면, 말이 아니라 '음악'으로 설득하길 바란다. 그가 어떤 사생활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지만, 적어도 그가 하는 '음악'에 대해서는 그의 음악을 들어본 사람이라면(특히나 진짜로 돈주고 산 사람이라면) 무슨 얘기든 할 권리가 있다. 문희준이 지금 자신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고개를 끄덕일정도의 앨범을 만든다면 그는 아무런 말 없이도 좋은 뮤지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다음 앨범도 또 이렇게 만든다면 아예 그럴 '기회'조차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은 분명히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라고 똑같은 대상에 똑같은 소리 여러번 하는걸 즐거워하지는 않는다. 아니, 그런걸 떠나서라도 최소한 3연속으로 각 언론의 '올해 최악의 앨범'에 뽑히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글 : 강명석(LENNON@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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